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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4, 2004
하얀쪽배를 잡아가다니!
미국에는 표현의 자유가 잘 보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근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수정 헌법이죠. 그렇다면 미국의 권리장전으로 알려진 이 수정헌법에는 어떻게 그 표현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을까요? "모든 국민은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할 권리를 갖고 있다" 이렇게 되어 있을까요? 아닙니다. 미국 수정 헌법 1조에는:
Congress shall make no law respecting an establishment of religion, or prohibiting the free exercise thereof; or abridging 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 or the right of the people peaceably to assemble, and to petition the Government for a redress of grievances. 의회는 종교를 정하거나 또는 자유로운 종교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또한 말할 수 있는 자유, 출판의 자유;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불만 사항의 시정을 위해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즉 "국민이 표현할 자유를 가지고 있다"라고 명시한 게 아니고, 국회가 혹시라도 이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소지가 있는 "악법"을 제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는 점, 바로 이 법철학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세상사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어느 순간 잘못된 투표결과로 반이성적인 사람들이 의회에 많이 포진해서 의회가 국민들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이런 위험한 불씨조차 사전에 꺼놓겠다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는 이번 16대 쿠데타 국회를 보면서 대의정치가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물론 그래서 저는 국회의원소환제를 헌법에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바로 국회의원들이 합법을 가장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을 도모하는 비민주적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우리 두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우리는 파시즘적인 지역 이데올로기로 국회에 들어간 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정치 파당의 탐욕을 위해 헌법을 악용해 쿠데타를 벌이고,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인터넷 실명제라는 해괴망칙한 법을 만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이 두가지 사건은 분명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과시킨 정치 양아치들은 바로 "사이버 공간의 생각과 의견들"때문에 자신들의 정치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미국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의식수준이 미국보다 못할 리 없지요. 이번에 인터넷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이 악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했다고 하는군요. 법 전문가들이시기에 그 논리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합니다.
먼저,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전검열에 해당하기 때문에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언론기관의 본질적 기능의 하나인 토론과 의견수렴을 제한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가 실명확인의 명목으로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정보를 남용하게 하기 때문에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며, 시중 신용정보업자의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헌법 제11조 평등권을 침해한다. 인터넷실명제 '표현의 자유 침해' 등 헌법소원
탄핵 쿠데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중요하지만, 역시 우리의 중요한 권리에 대해 헌법 재판소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지켜보는 와중에 우리가 해결할 일이 또 하나 있는 듯 합니다. 바로 Liveis.com에 정치 패러디를 올려주시던 하얀쪽배님이 "탄핵을 풍자한 합성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갔다는 소식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어 오늘 "하얀쪽배 무죄운동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사실 시간이 없어 탄핵반대카페에도 아직 가입을 안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가입해 놓고 봐도 역시 제가 도울 일은 없더군요. (알고 있는 경찰청장을 만나볼까? ^^)

image출처: 한겨레 신문
하얀쪽배님의 패러디가 사실을 풍자했을 뿐, 왜곡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로 잡아갈 것이라면 오마이뉴스 이선용님이 주장한데로 대통령을 조폭으로 묘사한 한나라 대변지들의 만평을 그린 자들 역시 사법 처리해야 마땅하지 않습니까?
추천글: [Readme님의 패러디 문화에 관한 인터뷰]
아참 혹시라도 인터넷 실명제의 독소조항(천만원 벌금)에 눌려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겠다는 분은 국민일보 온라인 담당자가 말했듯이 실명제 의무 기간인 4/10까지만 게시판, 블로그 실명제 운영하고 빼내면 되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마지막 곡은 김광석님의 그루터기를 올립니다.[5월 14일 탄핵이 기각되던 날 나온 "하얀쪽배" 관련 기사]
헌재 탄핵 기각으로 노대통령 복귀하던 날 하얀쪽배의 패러디
Posted by gatorlog at March 24, 2004 11:0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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