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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9, 2004
디지털 기억도 퇴색한다
디지털이 테크놀로지의 주류로 등장하기전 eternal sunshine of spotless mind란 영화에서처럼 실연의 아픔을 견딜수 없었던 연인들은 함께 찍었던 사진과 수첩의 메모, 편지등을 찢거나 불태우면서 아픈 기억을 지워야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이제 연인들은 이메일 박스의 보관함에 담긴 지나간 메일을 점검하면서, 사이월드의 1촌 관계를 정리하면서, 아니면 블로그에 올려진 기록들을 삭제하면서 슬픈 추억을 남겨주는 단서를 없애려 할 지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정보 저장 매체가 빠르게 변하고 (5¼-inch floppy플로피 --> 3½-inch diskettes --> 하드 --> zip (미국의 경우) --> CD, DVD & Flash Drive --> 웹 서버) 정보의 복사가 쉬운 만큼 정보의 유출과 보존도 최초 정보 생산자 혹은 저장자의 의도와는 다른 형태로 남아서 이 세상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디지털 정보라는게 쉽게 눈에 띄는게 아니어서, 십수년이 지난 어느날 예전에 지웠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우연히 백업 시디에 남아 있다가 다시 그 기억을 되살려 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디지털 정보는 영원하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이다.
많은 문서들이 디지털화되면서 문헌 정보학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의 기억을 영구히 보존하는 방법을 찾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날이 더 많은 정보들과 문헌 기록들이 디지털 버전으로 저장되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디지털 정보를 담는 저장 매체들은 일반인들의 상식적인 생각과는 달리 영원히 똑같은 정보의 질을 보관해 주지 못한다. 일례로 CD버너로 구운 CD가 지나치게 습하거나 높은 온도에서 보관되면 5년도 못되 정보를 잃는다고 한다 (read more). 물론 그보다 더 쉽게 정보가 망가지는 경우는 CD나 DVD표면에 생채기가 나는 (be scratched) 경우다. DVD나 VHS나 가격이 같기에 같은 영화라면 DVD를 사 모았는데, 아들이가 어려서 DVD를 가지고 놀다가 지문을 많이 묻히거나 방바닥에 굴러다니면서 긁힌 경우에는 DVD가 부분 부분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요즘은 영화 DVD를 사더라도 꼭 세단계를 거쳐 backup DVD를 구워둔다 (DVDbackup --> DVD2one --> Toast에서 DVD굽기).
(사진은 아거의 돌 사진) 결국 영원히 보관되는 디지털 매체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들은 그 때 그때 새로운 매체 (새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 새 CD 또는 DVD)에 자주 옮겨서 저장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저장 공간의 혁명이라는게 언제 현재의 주류 저장 매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새로운 저장매체를 주류로 내놓을지 모를 일이다. 몇 년 전 노트북의 배터리를 더 이상 시장에서 구하기 어렵듯이 언젠가 자신의 Zip disk나 3.5 인치 플로피의 정보들을 읽어내는 컴퓨터를 주변에서 구하기 힘들 날이 올지도 모른다.
또 하나 여전히 아날로그로 된 기록들이 현재로서는 디지털 보다 오래 보존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이전에 인화된 사진들은 75년 정도를 심한 퇴색 없이 보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나온 인쇄용지로는 200년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로 이 정도 보관할 수 있는 수단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현재 주류 디지털 사진 포맷(이를테면 tiff, psd, jpg나 gif)이 1세기 후에도 주류 포맷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Posted by gatorlog at November 9, 2004 11:2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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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on June 20, 2005 12:3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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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생각 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하긴 아날로그는 그 자체로 실존하는 것이고..
디지털은 컴퓨터라는 도구가 없으면.. 말짱 황이니까요..
저도.. 틈틈히 인화도 하고 그래야 겠습니다.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영원할수는 없겠지만 말이에요...
Posted by: OrOl at November 17, 2004 11:39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