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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5, 2005
왜 a77ila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을까?
붐비는 파티장을 연상해보자. 사람들이 북적대고 파티장에는 경쾌한 재즈음악이 흐르고 있다. 사람들은 칵테일 잔을 들고 둘 셋씩 무리를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당연히 왁자지걸하다. 여기에 내가 칵테일을 들고 어떤 사람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하자. 조금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두명의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그들의 이야기 가운에 "아거가 말이죠..."라면서 내 이름이 들린다고 하자. 나는 순간 그쪽으로 시선을 들여다 본다.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나는 내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결국 이는 내가 실제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단지 나는 뭔가 내게 의미가 있는 중요한 뭔가가 있을 때 주목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하고, Colin Cherry라는 영국의 심리학자가 발견한 이 문제(pdf)는 이후 청각적 주목에 관한 이론을 전개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물론 이론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갑자기 뜬금없이 칵테일 파티 효과를 들고 나온 이유는 바로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보면서다.

뉴스리더기로 블로그라인스와 NNW(브라우저 내장)를 쓰는데, 여기서 정보 스캔은 거의 순식간에 이뤄진다. 새로운 글이 있으면 잠시 제목에 눈길을 주고 별 관심있는 내용이 없으면 바로 다음 글로 이동. 김중태님이 매일 쏟아내는 장문의 진실추구 탐사보도를 읽은데 할애하는 시간은 별도로 한다면, 한 200여개의 한글, 영문 RSS스캔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에서 한시간 사이이다. 그 가운에 이렇게 a77ila라는 작은 글씨가 눈에 띄거나, "엔비 닷 컴 CEO 박수만을 만나봐야 한다"는 코멘트에 남겨진 글들이 빼곡한 글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름에 링크가 달렸는데 보지 못하는 것 역시 주목의 문제다. 단위 시간내에 우리가 보고 읽고 듣는 정보에서 자극물이 전하는 인풋(input)중에서 우리의 주목을 받고 다시 기억으로 연결되는 것은 몇%나 될까?
언젠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우리 신체의 감각 채널들(눈, 귀, 코등)을 통해 지각 (perception)되는 정보는 그게 청각 정보건 시각적 신호이건 모두 우리 인지적 처리 용량의 한계에 의해 제한적인 주목을 받는다. 앞에서 말한 칵테일 파티 효과는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수많은 신호와 소음 가운데 특정 신호만을 선별해서 듣는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신호와 소음 다 합쳐져서 동일 공간내에서 발생하는 음파는 모두 우리 귀에 100% 들려야 하는데, 이중에서 우리가 듣는 신호는 겨우 몇 개 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 귀에 들리는 아주 일부의 신호는 바로 우리의 주목(attention)을 받는 신호이다.
마찬가지로 위에 보이는 한장의 사진을 100여명에게 약 2초씩 들여다보게 하고 무엇을 봤는지 물어본다면 모두 각기 다른 답을 만들어낼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해커라는 단어를 기억할 지 모르고, 어떤 사람들(디시 폐인들)은 fain을 봤다고 대답할 지 모른다. 나는 a77ila를 봤다. a77ila를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 5000여명에게 물어보자. 과연 몇 명이 나는 "a77ila"를 봤다고 대답할까?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는게 바로 인지 심리학자들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대학의 인지심리학자 Kahneman이 평생한 연구는 주목(attention and effort)에서 출발했다.
Posted by gatorlog at June 5, 2005 03:0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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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attention)에 대해 from GatorLog
이 글은 왜 a77ila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을까?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살면서 "주목"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우리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려고 하고, 주목을 주는 일로 채... [Read More]
Tracked on June 5, 2005 04:2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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ΰ ΰɱ? 츮 ¼ ؿ ƿ ƴұ? ΰ ϰԴ 翬 ͵鿡 ı. ΰ ᱹ ۿ ΰ. ( Ʈ Ǿϴ) [Read More]
Tracked on June 23, 2005 07:47 AM
» 착시 현상 from 전파 발전소
인간이 보고 느끼는 것은 정말 진실인걸까? 우리는 어쩌면 뇌에 지배 당해오며 살아온 존재는 아닐까? 인간의 믿고왔던 당연한 것들에 대한 인지의 파괴. 인간은 결국 뇌를 믿을 수 밖에 없는... [Read More]
Tracked on June 23, 2005 07:4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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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거님.
주목에 관한 것 중 하나로 언급하신 수백개의 RSS 피드 중에서 원하는 정보를 골라내기라는 부분에 대해서 좀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하나가 있습니다. attention.xml 이라는 하는 건데요. 단순히 우리 눈을 통하여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제목의 글을 먼저 보기 보다는, (블코나 올블로그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죠) 평소에 자주보는 피드와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피드 등을 우선선위로 보여주는 방법 등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아래 글을 보면 기술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태우 at June 5, 2005 07:15 AM
청각의 주목적 효과에 대해서 조금 생각나는 바가 있어 적어봅니다..
사람은 항상 주변의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심지어 잘때조차 말이죠.. 그러니 누가 불이야!! 하는 소릴 듣고 벌떡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듣고는 있되,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무감각 상태가 파티에서 주변사람의 얘기가 들려도 해석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합니다. 뇌는 사람이 자는 순간에도 비록 휴면 상태에 들어가지만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반응한다고 합니다. 또 음악이나 노래를 들으면서 자면, 몸은 자는데 뇌는 계속 움직일려고 하기 때문에 숙면 취하기가 어려워지죠. 음악 들으면 잘 잔다는 건 어디까지나 잠들기 전까지의 얘기입니다. 자고 나서도 들리면 뇌에게 있어서는 방해꾼이나 다름없죠. 특히 가사가 있는 노래의 경우는 가사를 뇌가 은연 중에 해석하려고 하는 것 때문(이건 제 멋대로 이론입니다 -v-;)에 더욱 잠들기 힘듭니다.
여튼, 듣고는 있으나 인지를 못하는 시점이 바로 군중 속에 들어가서 익숙해질 때인 것 같습니다. 주의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실제로는 항상 듣고 있지만 그것을 뇌에서 받아 들인 정보를 해석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버릴 것이냐에 따라서 자신의 인지 유무를 결정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사실 뇌라는 게 참 신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뇌가 받아들인 정보로 인해 사람은 눈으로 본것을 인지하지만, 그것이 “과연 내가 보는 사물의 영상이 타인에게도 똑같이 비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지요. 바다를 보고 푸르다고 말하지만, 타인이 바다를 보고 똑같은 푸르름을 느끼면서 푸르다고 하는건지, 아니면 실제로는 전혀 다른 느낌인데도 그렇게 배워왔기에 푸르다고 하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세상 만사가 그렇지요. 신호등이 빨갛고 파란 게 색맹인 사람에겐 회색조에 가까운 색상으로 비칠 겁니다. 색맹이 아닌 사람은 그걸 이해할 수가 없고요. 어찌 경험하지 않은 것을 안다 라고 할 수 있을까요. 타인의 보는 시점의 느낌 또한 마찬가지. 여튼, 뇌에서 인지하는 것의 정보란 것이 때로는 덧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피자가 실제로는 지렁이 투성이의 그림이지만, 그게 뇌에서 받아 들일 때 맛나는 고기 덩어리로 받아 들인다면 우리는 그걸 즐겁게 먹을 뿐입니다.
흠..적다보니 뭔가 주제를 벗어났네요. 이런 건 현실에서 말할 상대가 없어서 말이죠... 뭔가 이런 거에 대한 얘기를 줄줄이 엮어서 정리해보고픈데, 글 솜씨가 부족하여 아직은 어렵습니다. 레벨을 더 올려야 겠군요.. orz
Posted by: yser at June 20, 2005 12:51 AM
인지 심리학에 대해서는 지금은 고인이 된 맥의 창시자, 인터페이스의 대가인 재프 래스킨 또한 관심을 표한 분야 같습니다. 인터페이스에서 유저가 받아들이는 정보를 인지 무인지 영역으로 나눠서 설명하는 방식이 떠오르는군요.
확실히, 우리는 아거님이 얘기하신대로 수없이 많은 정보를 선별해서 받아 들입니다. 안그러면 미쳐 버릴지도 모르지요. 아니, 신인류가 탄생될지도?? 하지만 뇌에서 다 처리하지 못할지도 모르죠... 소리만 해도, 인간의 가청 영역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잖습니까? 그래서 MP3 같은 손실압축이 유효한 이유기도 하고요. 만약 장래에 듣는 영역이 초음파도 들을 정도까지 발전하면 지금의 음악 같은 건 아예 듣지 않게 되거나, 또는 사람이 더이상 지금의 주변환경으로는 살아나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뭔가 할말이 많은데 복잡하군요 orz
Posted by: yser at June 20, 2005 12:56 AM
Yser님/
첫번째 코멘트의 중간 부분은 아무래도 심리학의 영역을 넘어서
현상학까지 연결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Principles of Psychology라는 불후의
명저를 남긴 심리학자이자 철학자 William James의 experiential psychology에 관심을 가져보면
생각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코멘트에서 인터페이스와 인지라는 문제, 참 중요하고
아직 미개척 분야입니다. steve johnson같은 대중적 저술가도
이런 분야에 일찌기 관심을 두었는데, 지금은 훨씬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한 번 관련된 책을 읽어가면서 전문적으로 글을 써보시면
이 분야에 큰 공헌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Posted by: 아거 at June 20, 2005 02:52 PM
에고 트랙백 날릴 때 여기가 utf8 인걸 몰랐습니다.
깨진 트랙백은 삭제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착시 현상에 대한 재밌는 글을 발견해서 트랙백 했습니다.
무시무시해요.
Posted by: yser at June 23, 2005 07:49 AM
트랙백의 미적 가치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깨져도 괜찮습니다. ^ ^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일관되게 글을 써가는 블로거를 만나서
기쁘군요.
Posted by: 아거 at June 23, 2005 10:36 PM
트랙백에서 논의해주신 데자뷰 ---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을 경험하면서 마치 예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착각하는 것 -- 에 관해 여러가지 개인적 집단적 차이, 그리고 이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관련된 현상들을 잘 정리해 놓은 최근 논문이 있습니다.
이멜로 보내려고 했는데, 이멜 주소를 못찾겠더군요.
미래 예시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쨌거나 데자뷰의 착각이 일어나는 이유가 친숙감(feeling of familiarity)라는 점에서 관심있어 하시는 지각의 문제와도 연결지어 생각할 거리도 있지 않을까요?
Posted by: 아거 at June 23, 2005 10:52 PM